나경민(27)은 덕수고 시절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외야수로 호평을 받았다.
그런 탓에 2009년 72만5000달러의 계약금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2012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했지만, 메이저리그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2년 트리플A에서 3경기에 뛴 경력이 있다.
국내로 돌아와 공익요원으로 병역을 해결한 뒤 2016년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나경민은 2016년 35게임에 나와 56타수 13안타 타율 0.232을 기록했다. 도루는 3개였다. 그러나 지난해엔 97게임에 나와 117타수 37안타 타율 0.256을 기록했다. 주로 대주자로 나서면서도 도루는 20개나 기록했다. 이때 얻은 별명이 ‘사직마’다.
올해는 주전 한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됐지만 민병헌이 FA계약을 통해 가세하면서 또다시 백업 멤버로 전락했다. 대부분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 대주자나 대수비로 나선다.
롯데가 8연패중이던 18일 LG트윈스와의 경기. 1-1 동점인 8회초 나경민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안중열을 대신해 대주자로 투입됐다. 전준우의 좌전안타와 조홍석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한 나경민은 손아섭의 2루 땅볼에 과감하게 홈으로 질주했다. 손아섭의 배트에 공이 닿자마자 스타트를 끊었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간발의 차이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날의 결승득점이 됐다. 나경민의 빠른 판단과 빼어난 스피드가 만든 점수였다. 이때 득점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평소와 마찬가지로 무득점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18일 경기까지 포함해 70게임에 나와 52타수 14안타 타율 0.269를 기록중이다. 나경민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와 강렬한 눈빛, 적극적인 타격과 주루 등 근성과 집중력이 몸에 밴 선수다. 롯데에 가장 필요한 선수일지 모른다.
롯데는 이날까지 도루 53개로 완벽한 꼴찌다. 나경민의 장점을 활용하는 작전을 자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