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에 지나지 않는 듯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며느리 사연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30대 여성 A씨가 보내온 사연입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사에 며느리가 꼭 참석해야 하나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최근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시어머니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다는 A씨. 그는 시어머니에게 추석 바로 다음 날 있는 제사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전하자 면박을 당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제사엔 관심도 없냐”고 꾸짖었고, A씨는 “출장과 겹쳐 갈 수 없을 것 같다.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시댁에선 1년에 두 번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시조부모 제사입니다. 자식 모두 먹고 살기 바빠 대부분 참석하지 않고요. 그러나 시어머니는 A씨 만큼은 꼭 참석하길 바란 모양입니다. 명절이나 제사 등 집안 경조사엔 늘 일손이 모자란데, 가사는 대부분 여성의 몫이니까요.
A씨는 “사실 시할아버지와 시할머니 성함도 헷갈린다. 뵌 적도 없다”며 “맞벌이라 당연히 평일 있는 제사는 못 가고 주말에도 겨우 가는 상황인데, 시어머니는 제사 때마다 전화를 하셔서 마음을 불편하게 하신다”고 호소했습니다. “남편만이라도 참석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지만,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굳이 뭘 하러 오냐’며 제사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며느리는 당연히 부려먹어야 하는 존재고, 아들은 귀한 손님인가 보다. 새삼 결혼 문화가 부당하고 서럽다”며 “‘결혼을 왜 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습니다.
벌써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는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게시물로 뜨겁습니다. 연휴 내내 떠맡을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감이자 하소연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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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