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게 살짝 목례한 송영무… ‘꼿꼿장수’ 재현 불발

입력 2018-09-18 13:27 수정 2018-09-18 13:37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며 가볍게 목례했다. 송 장관은 관심을 모았던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의 ‘꼿꼿장수’를 재현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4월 김 위원장과의 첫 만남과 비슷한 인사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수행단은 18일 오전 9시49분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남측 전용기 ‘코드원’ 앞까지 마중 나온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

북측 화동들의 꽃다발 증정에 이어 김 위원장이 남측 공식 수행단과 인사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안내에 따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종천 의전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김의겸 대변인과 순서대로 인사했다.

이날 송영무 장관은 악수를 청하는 김 위원장의 손을 잡으며 약간 고개를 숙였다.

국민일보 DB

송영무 장관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방북 전부터 주목받았다. 역대 국방장관 중 처음으로 평양을 찾았던 김장수 전 장관의 인사 자세를 송 장관이 재현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했던 김장수 전 장관은 마중 나온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의 손을 잡았으나 고개와 허리를 꼿꼿이 세워 화제를 모았다. 북한 인민군 최고지도자와의 만남에서 보인 일자 자세로 일명 ‘꼿꼿장수’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송 장관은 지난 4·27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수행단에 포함돼 임기 중 김 위원장을 두번째로 대면했다. 역대 국방장관으로서는 김장수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 평양 방문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차 방남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송 장관과 김 위원장의 첫 대면에서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악수하며 가볍게 목례했다. 당시 지나치게 딱딱한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서도 군 수장으로서의 자존심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도 송 장관은 김장수 전 장관만큼은 아니지만 첫 만남과 비슷한 인사를 나눴다. 허리를 편 채 악수한 뒤 미소를 띠며 가볍게 목례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북한 인민군 수뇌부는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군부 서열 1위와 3위인 김수길 총정치국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옅은 미소를 띠며 거수경례를 하고 곧바로 악수했다.

송 장관의 이번 방북은 국방장관으로서의 마지막 임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후임인 정경두 국장방관 후보자는 1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나 하루 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야는 19일 다시 전체 회의를 열고 채택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 후보자의 청문안이 채택되면 송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