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마중 나온 18일 평양 순안 국제공항, 북한 주민들은 환영의 뜻을 담아 인공기와 꽃다발을 열렬히 흔들었다. 그 사이로 ‘한반도기’가 보였다. 남북을 공동으로 상징하기 위한 파란색 한반도가 그려진 흰색 바탕의 깃발. 지난 평창 올림픽 때도 사용됐다.
300~400여명의 북한 환영단은 문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부터 공항에 나와 기다렸다. 붉은색, 흰색, 노란색 등 화려한 색의 한복을 입은 여성들 손에는 저마다 형형색색의 꽃다발과 인공기가 들려있었다. 그 사이로 한반도기가 함께 펄럭였다. 양복 차림의 남성 환영단도 꽃다발, 인공기, 한반도기를 각각 들고 있었다. 태극기는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가 착륙한 것은 오전 9시50분, 김 위원장 내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전 10시7분쯤이다. 환영단은 손을 좌우로 세차게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이었다. 부인 이설주 여사는 감색 정장 투피스를 입었다. 환영단은 김 위원장 내외가 전용기 앞까지 레드카펫을 따라 걷는 동안 열렬히 환호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오전 10시9분 비행기에서 나오자 김 위원장 내외는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올해 들어 벌써 3번째다. 두 정상은 반가웠던 듯 악수하며 인사말을 나눴다. 김 위원장이 ‘왼쪽-오른쪽-왼쪽’ 순서로 3번 포옹하는 ‘스위스식’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회담 때도 문 대통령과 이 같이 인사했다.
김 여사도 이 여사,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악수했다. 세 사람은 4·27 정상회담 만찬에서 오래 대화하며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남녀 화동이 문 대통령 내외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인민군 의장대 사열 순으로 환영행사가 진행됐다. 준비된 차량으로 향하는 길, 문 대통령은 환영단과 악수를 나눴다. 남측 대통령이 북한 주민과 악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오전 10시20분쯤 검은색 벤츠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환영단은 차량이 떠나는 동안 꽃다발과 깃발을 흔들며 배웅했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창문을 내리고 손을 밖으로 내밀어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2박3일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묵는다. 양국 정상은 첫날 오찬을 별도로 가진 뒤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환영 만찬이 준비돼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