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할아버지 뵙고 싶다”던 손녀, 文대통령 수행원 방북 최종 무산

입력 2018-09-17 20:59
북측 김용수씨와 동생 김현수씨가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 만나 오열하고 있다. 통일부공동취재단 제공/뉴시스

북한에 있는 큰할아버지에게 손편지를 써서 화제가 됐던 김규연양(15·양양중 3학년)의 방북이 17일 무산됐다. 김양은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북한에 있는 큰할아버지에게 손편지를 썼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줘 이번 정상회담 수행원 명단에 김양을 포함시키려 했으나 최종 무산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김규연 학생의 방북이 어렵게 됐다. 평양에 있는 선발대는 김규연 학생과 큰할아버지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하게 됐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측에 형을 둔 김현수(77)씨의 손녀인 김양은 지난달 금강산에서 열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 큰할아버지인 김용수(85)씨에게 손편지를 보내 화제가 됐었다. 김양은 이산가족 상봉에는 함께 가지 못하는 대신 할아버지의 북측 형님인 용수씨에게 손편지를 썼고, 상봉 둘째 날 숙소에서 진행된 개별상봉 때 전달됐다.

이산가족 남측 김현수씨의 손녀가 북측 큰할아버지 김용수씨에게 쓴 손편지. 통일부공동취재단 제공/뉴시스


김양은 편지에 “어서 남북이 통일되어 할아버지의 얼굴을 뵐 수 있는 날이 오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남북통일에 힘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셔야 해요”라고 적었다. 당시 용수씨는 김양의 편지를 읽은 뒤 많이 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3차 정상회담에서 김양과 북측 큰할아버지인 용수씨의 만남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끝내 만남은 성사되지 못 했다. 윤 수석은 “정부로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다음 기회에 김규연 학생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란다”고도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