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기 끝마친 쿠티뉴, 이젠 완벽한 ‘바르사맨’

입력 2018-09-17 18:07
FC바르셀로나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필리페 쿠티뉴(26)가 적응기를 끝마쳤다. 완벽하게 팀에 녹아든 모습을 보이며 맹활약하고 있다. 과거 리버풀 때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5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공격을 책임졌던 그때의 상승세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1억6000만 유로(약 2044억 원)의 이적료가 아깝지 않다. 바르셀로나는 쿠티뉴의 활약에 힘입어 유일하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전승을 달리고 있다.

쿠티뉴의 진가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누에보 아노에타서 열린 2018/2019 프리메라리가 4라운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9월 A매치를 소화하고 온 선수들 일부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곧바로 있을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쿠티뉴를 포함해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중원에는 풀백으로 활약하던 세르지 로베르토가 이반 라키티치와 인터밀란에서 임대복귀한 하피냐 알칸타라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들의 중원 조합은 낙제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별다른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의미 없는 점유율만 높여간 채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바르셀로나는 전통적으로 유독 레알 소시에다드의 홈구장인 아노에타에서 힘겨운 모습을 보여 왔다. 결국 발베르데 감독은 자신의 로테이션 정책이 패착임을 인정하고 후반 들어 곧바로 쿠티뉴와 부스케츠를 투입시켰다.

쿠티뉴와 부스케츠는 빠르게 경기에 녹아들며 중원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바르셀로나가 선제골을 내준 상황에서 라인을 끌어올리자 그 틈을 타 레알 소시에다드 역시 틈틈이 뒷공간을 노렸지만 테어 슈테겐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세트피스 상황의 혼전을 틈타 바르셀로나가 후반 18분과 21분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레알 소시에다드전 뿐만이 아니다. ‘쿠티뉴존’이라 불리며 쿠티뉴가 여럿 득점을 기록했던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은 파괴력이 더 강해졌다. 2선에서 부스케츠, 라키티치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아시아무대로 떠나간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바르셀로나로선 새로이 영입한 아르투로 비달이 아직까지 적응기를 거치며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 쿠티뉴의 활약은 더욱 더 반갑다.

쿠티뉴의 존재감은 다시 한번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노리는 바르셀로나에 큰 힘이 된다. 지난 시즌엔 쿠티뉴가 전 소속팀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소화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에선 뛸 수 없었다. 쿠티뉴의 바르셀로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은 오는 19일 PSV아인트호번을 상대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