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아픔을 알기에…’ 노경은, 롯데팬 ‘은퇴’ 막을 때다

입력 2018-09-17 15:14 수정 2018-09-17 15:16

2016년 5월이다. 당시 32세이던 두산 베어스 투수 노경은이 전격 은퇴 선언을 했다. 30대 초반의 한창 나이에 부상 등 피치 못할 사유가 아님에도 유니폼을 스스로 벗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012년 12승, 2013년 10승을 거두며 국가대표까지 지낸 에이스였기에 의아하기 그지 없었다. 사고설과 감독과의 불화설, 트레이드설 등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그리고 사흘 뒤 은퇴를 번복했다. 번복 사유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의 품에 안겼다.

당시 노경은과 롯데의 현재가 많이 닮아 있다. 극과 극의 모습이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전 5강에 근접했던 롯데는 재개 이후 1승10패를 기록하며 8위 자리까지 위협받는 한심한 신세가 됐다.

롯데가 품은 노경은이 이젠 수렁에 빠진 롯데를 구해내야 할 순간이 왔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바라는 것은 하나다. 긴 이닝을 적은 점수로 소화해달라는 것이다. 선발진 붕괴가 롯데 추락의 근본 원인이었기에 노경은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노경은은 앞선 2경기에서 롤러코스터 피칭을 보여줬다. 지난 6일 사직 SK전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 12일 사직 두산전에선 5이닝 9실점을 기록했다.

노경은에게 LG는 쉽지 않은 상대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는 2경기 9.1이닝을 던져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 중이다. 맞상대 투수 역시 막강 원투펀치 중 한 명인 타일러 윌슨이다. 23경기에 등판해 9승4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 중이다.

지금 롯데팬들은 5강행을 원하지 않는다. 한 게임이라도 재미있게 그리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다. 그러기 위해선 노경은의 호투와 타자들의 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