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태풍’ 망쿳 휩쓸린 홍콩·마카오 상황

입력 2018-09-17 13:42
홍콩 빅토리아항의 한 관광객이 지난 16일 제22호 태풍 망쿳의 강풍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AP뉴시스

‘괴물 태풍’ 망쿳이 중국 남부를 강타했다. 초속 48m의 강풍을 몰아쳐 건물을 파괴하고 트럭을 뒤집었다. 높이 12m의 거대한 파도를 일으켜 도심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기상청은 17일 “제22호 태풍 망쿳이 오전 9시 베트남 하노이 동북동쪽 약 350㎞ 부근 육상에서 서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망쿳은 아직 중국 영내에 있다. 24시간 안에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망쿳이 오는 18일 오전 9시 베트남 하노이 북서쪽 약 450㎞ 부근 육상에서 소멸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망쿳은 지난 7일 북태평양 해상에서 발생한 올해 22번째 태풍이다. 태국에서 태풍위원회로 제출된 이름으로, 열대과일 망고스틴을 뜻한다. 북태평양을 서쪽으로 횡단해 괌·사이판, 필리핀, 홍콩·마카오와 중국 남부를 휩쓸었다.


망쿳은 현재 힘을 잃고 있다. 중심 기압은 992hPa, 최대 풍속은 72㎞/h로 각각 측정됐다. 중심 기압은 한때 910hPa까지 내려갔다. 이때 최대 풍속은 250㎞/h 이상으로 기록됐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필리핀 경찰청은 망쿳으로 인해 64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16명이 실종한 것으로 집계했다. 중상자와 산사태 매몰자 등을 감안하면 사망자 수는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광둥성에서는 240만명의 이재민과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홍콩·마카오의 피해상황은 SNS 타임라인을 타고 전해지고 있다. 이 영상을 보면 망쿳이 일으킨 바람의 힘을 짐작할 수 있다. 가로수가 부러지고 고속도로에서 트럭이 쓰러졌으며 건물의 창이 깨지고 외벽이 무너졌다. 공사장의 타워크레인이 쓰러진 영상도 공유됐다. 최대 풍속은 한때 초속 48m로 측정됐다.

해안의 저지대 민가는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홍콩 해안에서 최대 40피트(12m)의 파도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SNS에서 쇼윈도를 깨고 밀려든 물에 잠긴 해안의 한 레스토랑 영상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