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댓글 지시’ 하는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검찰이 다수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겨레신문은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이 지난 7월 세종시에 있는 대통령기록관에서 이명박 청와대에서 생산된 대통령기록물을 압수수색해 이 전 대통령이 댓글을 지시하는 육성 파일을 확보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지지율이 급락한 2008년 하반기부터 이 전 대통령은 “댓글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 전에는 “다른 기관들도 국정원처럼 댓글 이런 거 잘해야 한다”며 전방위적 댓글 작업을 독려한 것도 있다.
검찰은 핵심 국가기관의 예산과 인력이 동원된 ‘총체적 일탈’이 대통령 지시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의심했지만 군 내부문건 등 간접 증거만 있어 구체적인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검찰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등 ‘전파력’과 ‘집중력’이 큰 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댓글’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전방위적 댓글 작업을 지시한 직접적인 물증을 확보함에 따라 추가 기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서울 고등법원장으로부터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111억 원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다음 달 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