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작원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 SNS를 활용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된 북한 공작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14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북한 공작원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업워크’나 ‘프리랜서’와 같은 사이트에서 프로그래머 구직 광고를 하고 고객을 찾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깃허브’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슬랙 메신저로 연락하기도 했다. ‘페이팔’을 통해 대금을 청구하고 ‘링크드인’에서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내 페이스북으로 홍보도 했다. 해당 기업의 고객들은 그들이 북한 측과 접촉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북한 활동을 추적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가짜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수백만명의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통해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남 암살사건의 공범이 소유한 전자기기에서는 선양에서 활동하는 기업인인 ‘리광원’의 중국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이 발견됐다. 그 이메일 주소로 50개 이상의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었다. WSJ이 리광원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의학 영상용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TV 관련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질문에는 대답을 거부했다.
WSJ 기자가 리씨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고 있는 동안 해당 페이지는 삭제됐다. 해당 계정에 있는 1000명 이상의 페이스북 친구들의 페이지도 나중에 사라졌다.
페이스북은 북한 주민들의 플랫폼 사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만, 가짜 이름을 사용하는 프로필을 계속 없애 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