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당한 폭행 때문에 “지금도 악몽을 꾼다”고 털어놨다.
심석희는 15일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 같다”며 “그때 이후로 거의 항상 그런 꿈을 꾸고 있다”고 SBS에 밝혔다.
이어 “제가 한 선수한테 (속도가) 늦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걸 트집 삼아서 지도자 대기실 안에 작은 라커로 끌려 들어가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면서 “‘너 생리하냐’ 이런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코치는 주먹과 발 등을 사용해 심석희의 배, 가슴, 다리 등을 마구 때렸다고 한다. 심석희는 “특히 머리 위주로 많이 맞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전치 3주에 뇌진탕 진단까지 받았다.
심석희는 “빙상장 라커, 여자 탈의실 등에서 폭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며 “따로 코치님 숙소 방으로 불려 가서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5월 23일 발표한 대한빙상경기연맹 감사 결과에 따르면 심석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조 전 코치에게 발과 주먹 등으로 수십차례 폭행당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하기 전날인 1월 16일엔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한 심석희가 선수촌을 이탈하는 일까지 있었다.
검찰은 지난 12일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앞서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비롯한 선수 4명을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상습 폭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됐다.
이날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 여경은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시인했다”며 구형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진술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를 육성하고 싶었다”면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19일 열린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