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도 웃겠다”던 배현진, 이번엔 “문재인정부에 드리는 고언”

입력 2018-09-16 00:10 수정 2018-09-16 00:10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앞서 진행된 비대위 첫 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이 14일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귀를 열고 들을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논평을 소개합니다”라며 ‘문재인정부에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배 대변인은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면서 “사람다운 삶을 살게 해주겠다던 문재인정부의 약속이 무색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청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청년실업률, 최악의 소득양극화 등 ‘최악’ 지표가 줄줄이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또 “온 가족이 둘러앉을 명절 밥상에 어색함과 탄식이 잔치분위기를 대신할 것이란 염려가 현실이 됐다”며 “제가 사는 송파에서는 한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들이 명절 직전 대량 해고의 불안에 떨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의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장 실장은 지난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이유는 없다. 저도 강남 살기에 드리는 말씀”이라고 밝혔다. 이후 많은 네티즌이 장 실장의 발언을 두고 ‘실언’이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배 대변인은 “그곳은 현 정부 경제 컨트롤타워(장 실장)가 사시는 아파트”라며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주민들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꼭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던 말씀대로 ‘꼭 경비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위로할 건가”라고 말했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 페이스북

그러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잘 다니던 직장, 일자리를 잃게 된 국민들이 수두룩하다”며 “국민의 탄식과 피고름 위에 서는 정부가 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야당은 물론 정부 내에서조차 우려와 권고가 이어졌는데 왜 외면하고 변명하느냐”고도 했다.

배 대변인은 “첫눈 내리면 그동안 아름답게 이야기 만들어주던 이도 떠나겠다 하지 않았느냐. 머지않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탁 행정관이 지난 6월 사의를 표명하자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반려한 바 있다.

배 대변인은 최근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맹비난한 논평을 냈다가 ‘흐름을 잘 모르는 것’이라는 반박에 맞닥뜨렸다. 그는 지난 10일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 돼지들도 우려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입법예고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개정안은 발전용 바이오중유를 석유대체연료로 인정하고 전면 보급하기 위한 방안이 담겨있다.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고기 기름이나 폐식용유 등 동·식물성 유지 등 미활용자원을 원료로 제조한 연료다.

배 대변인은 이를 두고 “원전을 포기한 정부가 급기야 삼겹살을 구워 전기에 쓰자고 한다”면서 “지나가던 돼지도 웃겠다”고 했다. 그러나 바이오중유 발전 사업은 2012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 시작됐다.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 황인하 석유대체연료팀장은 11일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바이오중유 발전 사업은) 예전 한국당 이강후 의원실에서 ‘시범사업을 하자’고 해서 시작한 것”이라며 “(배 대변인이) 그런 흐름에 대해 잘 모르고 논평을 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