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AC 밀란이 최근 방만한 경영 등 문제를 일으킨 중국인 구단주 용홍 리와 결별했다. 파울로 스카로니 밀란 신임 회장은 용홍 리를 향해 “밀란 같은 클럽을 이렇게 만들어 놓는 것도 쉽지 않다”고 비난했다.
스카로니 회장은 14일 이탈리아 가제타와 인터뷰에서 “1년간 용홍 리가 보여준 행동은 조금도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용홍 리는 1년 동안 본인이 세운 계획을 조금도 이행하려 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건 설명할 수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홍 리가 밀란에서 그나마 진행한 프로젝트 몇 개는 모두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용홍 리는 광둥어 외에 쓸 줄 아는 말이 없기에 그와 3번이나 만나면서도 알아들은 말이 하나도 없다”고도 했다. 용홍 리가 구단 경영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어 “밀란의 미래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고대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카로니 회장은 “리의 경영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용홍 리의 경영난을 지적하는 건 우리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이미 수백만 달러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보냈다”고도 했다.
그는 “많은 구성원이 새로운 팀을 만들었다. 팀은 계속해서 승리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이라며 “특히 레오나르두 단장과 파올로 말디니 디렉터, 두 밀란의 ‘전설’은 팀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밀란은 지난해 4월 중국인 투자자 용홍 리에게 인수,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물은 그리 좋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용홍 리가 파산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룰 위반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박탈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에 용홍 리에게 가장 많은 자금을 대출해준 엘리엇 펀드가 직접 손을 걷고 나섰다. 지난 7월 용홍 리를 축출하고 구단 소유권을 가져온 것. 자연스럽게 엘리엇 펀드 투자자 폴 싱어가 새로운 구단주로 부임했고, 새 이사회까지 구성하면서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파올로 스칼로니와 마르코 파투아노, 프랑크 투일, 조르지오 푸를라니, 스테파노 코시리오, 살바토레 체르키오네, 그리고 알프레도 크라카가 새 이사회 멤버로 선출됐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