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일부 품목의 가격이 널뛰고 있다. 배의 도매 가격은 5만원에 육박했다. 밤도 공급 물량 부족에 평년 대비 40%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폭염·폭우와 같은 기상 환경 여파에 소비 증가세가 겹쳤다. 추석 상차림 비용이 20만원 이상 소요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8시 기준 배 도매 가격은 15㎏ 당 4만7401원이다. 가락시장에서 유통되는 배 가격은 전날(4만3045원)보다 4000원 이상 뛰어올랐다. 평년(3만1114원)과 비교하면 52.3% 오른 가격에 도매가가 형성됐다.
밤 가격도 심상치 않다. 산림조합에 따르면 같은 날 기준으로 ㎏ 당 34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역시 평년(2327원)보다 46.1%나 가격이 올랐다. 무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 도매가는 개 당 2197원으로 평년과 비교해 79.0%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이 품목들을 비롯해 10대 주요 추석 성수품 중 8개 품목이 평년보다 10.0~79.0%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이어진 폭염과 폭우가 주요 추석 성수품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무와 배의 경우 출하량이 평년 대비 소폭 적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밤 역시 생산량 감소 영향이 컸다. 올해 추석의 경우 일찍 출하하는 조생종이 직격타를 맞았다. 여기에 추석이 다가오면서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도매 가격의 상승은 소매 가격 오름세를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도매 가격은 품목에 따라 1~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시장에 반영된다. 추석 성수품 소비가 정점을 찍는 다음 주면 소비자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추석 상차림 비용도 전년보다 4.9~6.9%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2일 시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상차림 용품 28개 품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통시장의 경우 23만1355원, 대형마트는 32만3941원이 소요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6.9%, 4.9% 정도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
농식품부는 치솟는 추석 성수품 물가를 잡기 위해 물량 조기 출하와 가격 할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일단 배와 무는 추석 전날까지 하루에 100t, 30t씩의 물량을 시장에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전국 농협 매장을 중심으로 40~60%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밤의 경우 이달부터 출하되는 중·만생종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공급 실적이 저조한 품목의 공급 확대를 좀 더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