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밀접접촉자 전원이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대규모 확산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접접촉자 21명 전원을 대상으로 메르스 1차 검사를 실시, 모두 음성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잠복기(14일) 종료 이틀 전인 오는 20일에 2차 검사를 받는다. 모두 음성으로 판정되면 22일 자정을 기준으로 격리가 해제된다.
지난 8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 환자 A씨(61)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A씨의) 증상이 호전됐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서울대병원 감염과 의료진이 최대한 진료를 하고 있다”며 “자세한 상태는 환자 보호 차원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대규모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확진 환자의 호흡기 증상이 별로 없고, 의료기관 내 다른 환자나 의료진과의 접촉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염병위기관리대책전문위원회에 참여 중인 김양수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아침 회의 결과) ‘대규모 확산은 없지 않을까’라고 평가를 했다”며 “초기에 신속하게 대응했고, 학계와 적절한 협력관계를 유지했고, 또 병·의원들과도 소통과 대화를 통해서 비교적 적절하게 대응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평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나 접촉자들에게 과도한 관심이나 비판이 쏟아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보율 전문가자문위원단장은 “확진환자·의심환자·접촉자들과 일반 주민들 간 갈등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들도 어쩌면 우리 사회에 (메르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격리에) 참여하고 자기를 희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기수 질본 위기소통담당관도 “(확진 환자나 주변인들이) 일상생활을 영유하기 너무 불편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해왔다”며 “특히 일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이로 인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우려했다.
질본은 확진 환자 A씨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가 해제되면 이후 28일간 모니터링 기간을 거친 뒤 메르스 ‘종료’를 선언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지금도 중동에서 매일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중동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가 하루에 1200명 정도 되기 때문에 ‘종식’이란 표현은 쓰지 않는다”며 “이 대응 체계는 메르스가 없어질 때까지는 계속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