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판했던 김병준·김상조, 공정거래법 개정 두고는 온도 차

입력 2018-09-14 14:29 수정 2018-09-14 14:52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두고 극명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한 국회 협조를 구했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대기업 옥죄기’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상조 위원장은 이날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만나 “진작 찾아뵈었어야 했다. 이런 자리에서 뵐 줄은 몰랐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상조 위원장은 각각 국민대, 한성대 교수로 재직하며 함께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정경제와 혁신성장 기반을 만드는 공정위의 일에 대해서 위원장님에게 청하러 왔다. 하반기 공정위의 가장 큰 과제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과 관련해서도 부탁드리려고 왔다”며 예방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공정거래법에 관심이 많다. 아마 우리 당에서 반대할 요소들이 곳곳에 있는 것 같다”며 “두고두고 얘기해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위가 38년 만에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산업화 고도 성장기에 만들어졌던 법이 21세기 환경에 어울리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많은 내용이 들어갔다”며 “언론과 한국당에서도 대기업 옥죄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혁신성장 기반을 만들고 공정위의 법 집행 효율성과 투명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위원장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법 개정과 관련한 협조를 구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그는 “제가 일일이 법안을 다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전속고발권 폐지만 하더라도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기업을 너무 옥죈다. 성장동력이 떨어져 있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높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소속 상임위 의원들이랑 잘 협의를 해야죠.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심우삼 기자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