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피해 아동 엄마가 가해 보육교사와 원장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피해 아동 엄마 A씨는 24개월 된 딸아이를 학대한 보육교사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12일 SNS를 통해 24개월 된 딸아이가 보육교사 B씨에게 여러차례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B씨에게 학대한 이유를 물었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로 ‘선처를 바란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학대 장면이 찍힌 CCTV 영상 일부 등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B씨의 학대는 수차례 지속됐다. CCTV 사각지대로 아이 팔을 잡아 당겨 끌고 가는가 하면 울면서 도망치는 아이의 팔을 재차 끌어당겼다고 한다. 아이가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이불을 걷어 차는 아이를 때리기도 했고, 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고 돌아다닌다며 얼굴을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아이가 하원 때마다 “여기 아야아야 했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는 B씨와 원장의 말만 믿고,학대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B씨는 폭행뿐만 아니라 아이를 방치하기도 했다. CCTV 영상에는 다른 아이에게 맞고 있는데도 지켜만 보는 B씨의 모습이 포착됐다. 또 수저를 챙겨주지 않아 아이가 손으로 밥을 떠먹는 모습도 담겼다.
이 어린이집의 아동학대는 다른 피해 아동 학부모가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와 다른 피해 아동 학부모는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황이다. 경찰은 2개월 치 CCTV영상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보육교사 B씨는 A씨에게 “믿고 맡겨 주셨는데 실망드려 죄송하다”며 “선처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어린이집 원장은 “할 말이 없다. 성실히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한 후 아동학대 혐의가 드러나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A씨는 “우리 아이뿐만 아닌 다른 아이들도 학대 당하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