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묻힌 송유관을 뚫고 수십억원 상당의 기름을 훔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내 판매한 혐의(송유관안전관리법위반 등)로 4개 조직 조직원 40명을 붙잡고 이중 A씨(41) 등 18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지난해 8월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한 콩밭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에서 19억원 상당의 휘발유 약 150만ℓ를 훔치는 등 2016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시가 25억원 상당의 경유·휘발유 189만ℓ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각 조직은 개인별 임무를 나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송유관 매설장소와 인접 창고를 임대 범행에 용이한 장소를 선정하는 범행 총책, 용접과 호스연결 등 작업조, 기름을 빼내는 도유조, 훔친 기름을 저장 판매소까지 운반하는 운반조, 유류를 헐값에 도·소매로 팔아 넘기는 판매조로 각각 역할을 분담했다.
특히 미리 임대해 놓은 창고부터 송유관이 묻힌 장소까지 땅굴을 파고 호스를 연결하거나, 일부는 폐업 중인 주유소 사무실을 빌려 지하 터널식 땅굴을 파고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 석유 수급 안정에도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송유관 도유 근절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해 강력히 단속할 것”이라며 “인적이 드물거나 상시 접근이 어려운 지역과 도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탐측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