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회담 동행 요청 두고…당-청 연이은 신경전

입력 2018-09-12 11:27
손잡은 이낙연-아베. 페이스북

청와대의 3차 남북 정상회담 여야 당대표 초청을 두고 청와대와 국회가 연이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에 이어 이번에는 이낙연 총리까지 가세했다.

이낙연 총리는 12일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취재진을 만나 “거절할 수 있는데, 거절의 이유가 좀 더 우아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동방경제포럼에 참석 중이다.

그러면서 “들러리니까 안 간다든가 이런 표현을 지도자들이 쓰는데 굉장히 서운하고 아쉽다”며 “나 같으면 ‘잘되길 바란다’ ‘다음 기회에 가겠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올드보이 귀환이라 할 정도로 충분히 경험을 가진 분들인데, 체통, 교통, 편의불편 등을 이유로 말하는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앞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0일 오전 “(정상회담에) 당대표들이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며 “남북 외교에서 우리의 체통을 지켜야 한다”고 정상회담 동행 요청을 거절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워장도 10일 입장문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가 실질적 비핵화를 추진할 수 있는 약속을 해오길 바란다. 협상과 대화의 주체는 단순할수록 좋다”며 동행 요청을 거절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역시 “정기국회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상회담 동행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미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오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정상회담 동행을 거절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을 정상회담에 초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