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접촉자들, 생활은 어떻게…질병관리본부 매뉴얼 분석

입력 2018-09-12 05:00
서울대병원 격리병동.

“메르스는 통상적으로 발병 전에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해 자가 격리된 이들에게 전해지는 ‘자가격리 대상자를 위한 생활수칙 안내문’의 첫 문구다. 밀접 접촉자들은 메르스 환자와 가까이 있어서 집이나 시설에 격리된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최장 잠복 기간인 14일 동안 이들은 집 밖을 나갈 수 없다.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발병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감안해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낮춰주면서 안내를 시작한다.

실제로 메르스는 전염력이 높은 감염병은 아니다. 침이나 콧물, 가래, 혈액 등 분비물을 직접 접촉하지 않는 한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잠복기에는 아예 감염되지 않는다.

감염력이 가장 높은 시기는 환자의 증상이 심할 때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이 최장 14일이라고는 하나 보통은 5일로 본다. 이번 메르스 확진 환자 A씨(61)는 발병 초기에 확진 판정을 받았고, 비행기 안에서나 공항, 택시 안에서 호흡기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감염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전파를 철저하게 막기 위해서는 접촉자들의 격리와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게 보건당국 판단이다.

자가격리 대상자, 어떻게 생활해야 하나…


보건당국이 안내하는 자가격리자 준수사항은 이렇다.

① 외출, 출근, 등교 등 일상생활이 제한된다. 일을 하는 경우엔 유급 휴가가 주어지고 정부가 생활 자금을 지원해준다.

②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해야 한다. 가능한 혼자만 쓸 수 있는 화장실, 세면대를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공용으로 쓰는 경우 사용 후 다른 사람이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소독을 해야 한다.

③ 식사는 혼자서 해야 한다. 격리 대상자의 식기는 별도로 분리해 두도록 권하고 있다. ④ 가족 등 함께 거주하는 사람과 대화 등 접촉을 하지 않아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 얼굴을 맞대지 않고 서로 마스크를 쓴 채 2m 이상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다. 특히 노인, 만성질환자, 암 환자 등 면역력이 낮은 이들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엔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

⑤ 손씻기, 손소독을 자주 하고 환기도 자주해야 한다. 기침이 나는 경우엔 마스크를 쓰고, 기침 또는 재채기 후 손을 씻거나 소독을 해야 한다. ⑥ 금연과 금주가 권고된다.

게티이미지 제공

일상접촉자 생활 수칙은…

현재 보건당국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일상접촉자들에 대해 1대1 전담 공무원을 두고 능동 감시를 하고 있다. 전담 공무원이 하루에 2차례씩 유선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식이다. 이들에게 주어진 생활수칙 안내문에도 ‘안심할 수 있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안내문에는 “귀하께서 감염될 가능성이 낮고, 잠복기 동안 타인에 전파시킬 위험이 없어 평소대로 일상생활을 해도 무방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메르스 최장 잠복기인 14일 동안은 발열(체온이 37.5도 이상), 호흡기 증상(기침 숨가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면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99)로 연락하라고 안내한다. 이런 경우 직접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대신 보건소 등의 안내를 받아 이동해야 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