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인사, 대만의 소녀상 발길질” 대만 ‘부글부글’

입력 2018-09-11 12:37

한 일본 우익 인사가 대만의 일본군 위안부 동상에 발길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대만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명은 이에 항의해 하루전날 오후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일본과 대만의 창구 기관인 일본대만교류협회 건물 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협회 건물에 계란을 던지는 등 경찰과 대치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은 건물 입구 및 바닥 등에 페인트를 칠해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앞서 위안부 진상 국민운동조직을 비롯한 일본 16개 우익 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6일 대만에 위안부 동상을 설치한 타이난시 국민당 지부를 찾아가 동상 설치에 대해 항의하고 철거를 요청한 바 있다. 이 단체 대표인 후지이 미쓰히코는 당시 위안부 동상을 향해 발길질까지 했다. 후지이가 발갈질하는 모습이 사진은 당시 현장에 있던 국민당 관계자가 SNS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국민당 측은 후지이의 발길질에 대해 “(일본의) 성노예가 된 우리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대만인들의 존엄성을 짓밟은 행동”이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위안부 동상은 대만의 인권단체 주최로 제작된 것으로, 지난달 대만 남부 타이난시 국민당 지부 부지에 건립됐다. 대만의 소녀상은 우리나라 소녀상과 유사한 모습으로, 긴 단발머리에 대만 전통의상을 입고 있으며 양손을 올려 일본군에 저항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한편 대만은 1895년 4월17일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인 1945년 10월25일까지 50여 년 간 일제강점기를 겪었다. 대만 정부에 신고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수는 58명으로, 현재는 2명이 생존해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