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문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 “노후아파트 주민 배신한 박원순 시장, 재건축 약속 이행하라”

입력 2018-09-11 09:18
서울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 정복문)은 오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의 랜드마크를 꿈꾸던 조합원들은 재건축에 대한 입장 차이로 반으로 쪼개졌고,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조합원들이 집회를 준비한 것이다.
정복문 조합장은 10일 조합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박 시장의 거짓말로 결국 죄 없는 주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재건축 시행이 늦어지면서 조합원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고, 열악한 환경에서의 생활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음은 정 조합장과 일문일답.
정문복 서울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

-오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박원순 시장이 조합과 이행하기로 한 약속을 지금이라도 지켜달라는 취지다. 조합설립추진위가 2000년에 결성됐는데, 지난 18년 동안 서울시에서 재건축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건 주민들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한다.”

-서울시와 박 시장이 이행하겠다고 한 약속이 정확히 어떤 것인가.
“2013년에 박 시장 명의로 조합에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이 내려졌다. 이후 조합에서는 서울시에서 보낸 공문에 의한 가이드라인에 맞게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그런데 이후 서울시에서는 회의 때마다 새로운 요구를 해왔다. 이미 통과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새로운 안이 들어오면서 약속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박 시장은 국제설계공모 절차만 거치면 도시계획심의, 건축심의를 신속히 통과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국제설계공모까지 마친 상태다. 그런데 아직 승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원만한 해결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현재 우리 단지는 재건축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런 사정을 알고 박 시장도 약속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국제설계공모에는 무려 36억원이라는 큰 비용이 발생했다. 이제 지출을 앞두고 있다. 국제공모 자체를 조합이 주도한 게 아니라 서울시에서 독단적으로 진행했다. 조합에서는 관여도 못했다. 심지어 서울시에서는 조합원들을 두 패로 만들어 조합을 힘들게 만들기까지 했다. 갈등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 박 시장은 조합을 상종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 단지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부동산값이 자꾸 오르니까 우리 단지를 잡아놓으면 집값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실상은 다르다. 4000여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보고 현장을 들여다 보면 그런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전체 조합원 중 60세 이상 거주자가 50%, 소유기간 10년 이상이 60% 가량이다. 수압이 낮아 14, 15층에는 샤워도 제대로 못하고, 노후관으로 녹물이 흘러나온다. 전구는 모두 110볼트를 사용하고 있어 가정마다 승압해서 사용하고 있다. 싱크홀 위험까지…. 이런 곳이 과연 투기지역으로 몰려서야 되겠나. 현재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주변 시세에 비하면 전세값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정말 갑갑한 심정이다.”

-서울시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관(官)에 비하면 우리 시민들은 약자다. 서울시가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이의를 제기하면 우리는 대응하기 어렵다. 박 시장과 서울시가 지금이라도 현장을 직접 찾아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나서 약속을 이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집회를 통해 서울시와 박 시장이 마음을 바꾸길 바란다. 최악의 경우 국제공모를 조합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방법도 있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