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 시작, 장외선 명성교회 세습 관련 충돌

입력 2018-09-10 19:00
10일 예장통합 총회가 열린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 밖에서 명성교회 세습 관련 찬반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익산=강민석 선임기자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다시 기독교가 중심이 돼 한반도 평화와 영적 각성을 이끌어야 한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100년 전 한반도 인구의 1.5%에 불과했던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만세운동을 벌이고 임시정부를 이끈 것처럼 십자가를 지고 교회 문밖으로 가자는 호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은 10일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에서 ‘영적 부흥으로 민족의 동반자 되게 하소서’란 주제로 제103회 총회를 개막했다. 나흘 일정으로 열리는 총회 첫 순서는 개회예배였다. 설교는 이번 총회를 통해 1년 임기 총회장직을 승계하는 림형석 부총회장이 맡았다.
예장통합 제103회 총회가 10일 전북 익산 이리신광교회에서 1461명 총회 대의원(총대)이 참석한 가운데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개회예배에 참석한 총대들이 찬송을 부르고 있다. 익산=강민석 선임기자

림 부총회장은 “내년 9월까지인 103회기는 1919년 독립만세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며 “당시 일제의 총탄에 피살된 이가 7600명, 부상자 1만6000명, 체포자 4만7000명, 불타버린 교회가 47곳”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3·1운동으로 한국교회는 애국하는 교회가 됐고 새벽마다 신앙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교회의 만세운동이 1907년 평양대부흥이란 영적 각성을 근간으로 했음도 강조했다. 림 부총회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위협에 처하고 지역 계층 세대 간 갈등이 여전하다”면서 “우리끼리만 교회에 있지 말고 성문 밖으로 달려 나가 불신자 무신론자 타종교권에 구원의 복음을 전하자”고 말했다.
성찬식을 집례한 최기학 총회장은 먼저 회개를 구했다. 최 총회장은 “지금으로부터 80년전 1938년 9월 총회에서 일경의 총칼 앞에 신사참배를 결의했다”며 “부끄러움을 갖고 오늘 총회를 개회한다”고 울먹였다. 그는 “그때 일경의 총칼 앞에 굴복하고 지금은 권력과 금력과 자기 욕심으로 양심을 팔고 상식을 저버리는 이들을 긍휼이 여겨 달라”고 기도했다.

이날 총회가 열린 이리신광교회 앞에는 명성교회 목회 대물림(세습)과 관련해 찬반 시위대가 몰려 일부 장외 충돌을 빚었다. 장로회신학대 학생 수백명이 보도 위에서 찬송을 부르며 총회 재판국의 재심을 요구했고 일부 총대들은 별도의 총회헌법 수호를 위한 기도회를 노상에서 열었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파란색 피켓을 들고 역시 도로에 늘어서 “개 교회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시위했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을 우려해 이리신광교회 앞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찬반 시위대를 분리했다.

익산=우성규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