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창립 20주년 맞는 내년 9월 10일 회장직 사퇴”

입력 2018-09-10 19:00
마윈 알리바바 회장. AP뉴시스

중국 최대 IT 기업 알리바바 마윈(馬雲·54) 회장이 내년 9월 1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마윈의 뒤를 이을 회장으로는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를 지목했다.

마윈은 10일 인터넷에 공개 성명을 내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알리바바 창립 20주년 기념일인 내년 9월 10일 이사회 주석(회장)직을 내려놓고 현 그룹 CEO 장융이 회장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9월 10일은 알리바바를 창업한 날이면서 마윈의 생일이기도 하다. 마윈은 만 55세가 되는 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하지만 이사회 구성원 신분은 일단 2020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마윈은 알리바바 지분 6.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므로 알리바바 경영에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닌 셈이다.

마윈은 1999년 9월 1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함께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소규모 온라인 쇼핑에서 시작한 알리바바는 이후 타오바오, 티몰 등으로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최강자에 올라섰다. 알리페이 등 전자상거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앞줄 왼쪽)이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막식 무대에서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마윈은 자신의 사퇴에 대해 “알리바바가 특정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회사가 아니라 인재에 의존하는 기업으로 업그레이드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명에서 지난 10년 간 물러날 준비를 해 왔었다고도 전했다.

마윈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회장직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를 은퇴 후 롤 모델로 삼고 있다”며 “교육에 초점을 두고 더 많은 시간과 재산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항저우사범대를 졸업한 마윈은 알리바바 창업 전 영어교사로 일했었다. 그는 ‘마윈재단’을 설립해 중국 오지의 빈곤 퇴치와 교육 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