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한석정 총장, 교수 채용비리·시험 부정행위 등 공개사과

입력 2018-09-10 16:27
동아대 한석정 총장이 태권도학과 교수 채용비리와 논문 대필, 졸업시험 부정행위 등 총체적 비위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한 총장은 10일 성명서를 통해 “태권도학과에서 발생한 채용비리, 박사논문 대필 그리고 졸업시험 관련 부정행위 등 학내 비리가 발생한데 대해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총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고 밝혔다.

그는 “미술학과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관련 교수의 파면이라는 엄중한 조치를 취했고, 태권도학과 사태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는 관련 교수들을 이미 직위해제하는 등 취임 후 학내 부정과 비리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이 단호히 대처해 왔다”며 “외부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우리대학은 무관용 원칙의 엄중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장은 “도덕성이 무너진 조직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어설 수 없는 만큼 도덕성에 바탕을 둔 조직운영으로 동아대를 공명정대한 대학의 표본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교수 부정 채용, 상습적인 학생 금품 갈취와 구타 등 동아대 태권도학과 내 각종 비위 의혹들이 경찰 수사 결과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교수 채용 과정에서 평가 점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 A씨(42)와 전 교수 B씨(46)를 구속하고, 이들의 도움으로 교수가 된 C씨(39)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와 B씨는 2012년 10월 태권도학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자신들의 대학 후배인 C씨를 뽑기로 공모하고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C씨의 논문 실적이 자격 기준에 못 미치자 대필, 표절, 중복 게재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해 단기간에 C씨의 이름으로 된 논문 여러 편을 급조했다.

또 C씨의 경쟁자들에게 지원을 포기할 것을 강요하고 여의치 않으면 서류전형에서 탈락시켰다.

이 대학 전·현직 교수 등 5명도 B씨의 부탁을 받고 면접 심사에서 C씨에게 정성평가 점수를 몰아주는 부정 채용에 가담했다가 함께 입건됐다.

경찰은 C씨가 교수 채용 시기를 전후해 3억 원을 마련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이 채용 대가로 B씨 등에게 건네졌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했으나 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교수 지위를 내세워 금품을 갈취하거나 학생들을 구타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등은 운동부 감독들로부터 계약 유지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학교 발전기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또 대학원생들의 장학금을 빼돌리거나 이들로부터 편당 200만~300만원의 논문 심사 대금을 받는 등 2010년부터 올 5월까지 7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C씨는 학과 기강을 잡는다며 학생들을 골프채로 폭행하거나 다른 종목 특기 입학생을 국가대표 학생들과 대련시켜 심하게는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히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 교직원 채용과정에서도 불법 행위가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전담 직원 채용과정에서 특정인을 뽑기 위해 면접 점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증거위조 등)로 고위 직원 D씨(57)와 교수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일부 지원자의 추천서를 받은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