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30홈런-100타점’
프로야구 타자라면 누구나 갖고싶은 기록이다. 3할을 친다는 것은 정교한 타격을 의미한다. 30홈런은 파괴력, 100타점은 해결사 능력을 의미하기에 이를 고루 갖춘 선수를 과거에는 찾기 쉽지 않았다.
예전에는 경기수가 적었기에 3할은 몰라도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작성하기가 어려웠다. 1991년 한화 이글스의 전설 장종훈이 처음 기록했다. 1991년 3할4푼5리에 홈런 35개, 114타점을 기록했다. 1992년에도 장종훈은 41개로 ‘40홈런’ 시대를 처음 열었다. 타점도 119타점이나 됐다. 그러나 타율이 2할9푼9리로 1리가 모자라 ‘3할-30홈런-100타점’ 클럽에 가입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46차례 작성됐다. 2014년 6명, 2015년 4명, 2016년 6명, 2017년 5명이 명함을 내밀었다.
올 시즌은 잘하면 ‘3할-30홈런-100타점’ 홍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김재환은 타율 3할4푼3리에다 홈런 36개, 106타점으로 ‘3할-30홈런-100타점’ 클럽 가입을 사실상 예약해놨다. 김재환은 올해 성공하면 3년 연속 가입이다.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도 자격 요건 충족에 거의 근접했다. 타율 0.341, 홈런 36개에다 타점은 97타점으로 3개만을 남겨뒀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도 타율 0.339 홈런 27개, 94타점이어서 조만간 가입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1군에서 빠져 있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다린 러프도 타율 0.333, 101 타점으로 2가지 조건은 이미 충족했고, 홈런 5개만 남겨두고 있다.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도 타율 0.313에 홈런 35개, 96타점으로 타점만 4개를 남겨두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제라드 호잉도 타율 0.323, 26홈런, 96타점을 기록하고 있어 예상 가입 대상자다. 팀동료 이성열도 타율 0.305, 홈런 25개, 80타점이어서 페이스를 조금 더 끌어올린다면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8명이 될 수 있다.
3할-30홈런-100타점이 엄청난 기록이긴 하지만 타고투저 시대의 뒷면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