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폭풍이 지나간 뒤 암갈색 하늘…NASA 화성 탐사선이 촬영한 파노라마 (영상)

입력 2018-09-10 06:00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360도 파노마라 영상이 공개됐다.

큐리오시티는 현재 화성의 베라 루빈 능선(Vera Rubin Ridge)에서 땅에 구멍을 뚫어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모래 폭풍이 지나간 뒤 암갈색이 된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최종 목적지인 샤프산, 큐리오시티 밑의 스토어(Stoer)라 불리는 드릴 지점도 보인다.

최근 큐리오시티는 이 지역 표면에 두 차례 구멍 뚫기를 시도했지만 단단한 암석 때문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드러운 표면의 바위를 만나 구멍을 뚫는데 성공했다. 올초 기계적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드릴 방법을 사용한 것도 한 몫했다.

하지만 NASA 측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간에 단단한 암석은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면 베라 루빈 능선 지역이 침식에 강한 이유가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큐리오시티 프로젝트 과학자인 애쉬윈 바사바다는 “능선은 획일적인 것이 아니며 2개의 섹션이 있고 각 섹션에는 다양한 색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는 우리 눈에 보이지만 적외선을 볼 때 더 많이 나타나는 색상도 있다”며 “바위가 얼마나 단단한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큐리오시티가 뚫기 어려워 했던 암석이 단단한 이유를 알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큐리오시티 내부에 있는 실험실에서 가루로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 가루를 분석하면 시멘트처럼 단단한 바위의 성분을 알아낼 수 있다.

이런 바위들은 침식이나 모래 바람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서있었다. 바사바다는 “과거 산등성이를 흐르는 지하수가 바위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큐리오시티는 이번 달 두 차례 더 암석 샘플을 채취한 뒤 다음달 샤프 산으로 이동한다.

큐리오시티는 2012년 8월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내려앉았다. 소형차만한 크기이며 하루에 200여m씩 움직인다.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지질과 토양을 분석해 유기물 분석자료를 확보하고 화성이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췄는지를 조사해왔다.

원자력 전지로 알려진 RTG(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를 사용하고 있기에 먼지가 하늘을 가려도 탐사에는 지장이 없다. 큐리오시티는 오래 전 화성 땅에 물이 흐른 흔적, 생명체에 필요한 메탄가스와 질산염 증거를 발견하는 큰 업적을 남겼다.

한편 오래 전부터 화성 땅을 탐사하고 있는 또다른 NASA의 탐사로봇인 ‘오퍼튜니티’는 연락이 두절됐다. 오퍼튜니티는 화성에서 14년째 탐사를 했는데, 지난 5월 말부터 거대한 모래폭풍을 직면했다.

화성의 4분의 1가량을 휘감은 모래폭풍 탓에 오퍼튜니티는 지난 6월 10일 통제센터에 마지막 신호를 보낸 후 연락이 끊겼다. 모래폭풍으로 태양빛이 차단돼 에너지원이 사라지자 스스로 휴면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