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했다. 쿠웨이트를 방문했던 A씨(61)가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A씨와 밀접 접촉자는 22명, 일상 접촉자는 440명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A씨의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계속 파악해 메르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메르스 환자 A씨 이동 경로
A씨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쿠웨이트를 방문했다. A씨는 쿠웨이트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를 거쳐 지난 7일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마련돼 있는 주기장에서 검역을 받았고 체온을 측정했다. 검역 당시 체온은 36.3도로 정상 체온이었다.
하지만 A씨는 비행기에 내린 뒤 설사 증상 등으로 몸 상태가 나빠지면서 휠체어를 타고 공항 내부를 이동했다. 이후 아내와 함께 공항 리무진 택시를 타고 바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에도 설사 증상으로 쿠웨이트 의료기관을 방문했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씨는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기 전 중동 지역을 방문한 뒤 설사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을 방문하겠다고 병원 측에 미리 연락을 했다. 7일 오후 7시22분쯤 도착한 A씨는 응급실 선별격리실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은 A씨가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인다고 판단, 이날 오후 9시34분쯤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했다. A씨는 강남구 보건소의 음압구급차량을 타고 8일 0시33분쯤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음압병상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A씨가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뒤 검체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냈다. 당국은 8일 오후 4시쯤 A씨를 메르스 환자로 확진했다. 민간병원 등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나오더라도 음압격리병상을 갖춘 의료기관에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현재 전국 17개 병원에 국가지정 입원치료 격리병상이 마련돼 있다.
메르스 환자 밀접 접촉자 22명은 누구…대응 어떻게
질병관리본부는 A씨의 이동경로를 분석해 밀접 접촉자 21명을 분류해냈다. 밀접 접촉자는 ① 환자와 2m 이내에서 긴밀하게 접촉한 사람 ②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 ③ 환자의 가래나 분비물 등에 접촉한 사람 등을 말한다.
이번 경우에는 공항 리무진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함께 이동한 A씨의 아내, 리무진 택시 기사, 휠체어 도우미, 검역관 등 공항근무자 2명, 승무원 3명(외국인 1명·한국인 2명), A씨 좌석 앞뒤 3열에 앉은 승객 10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등 총 22명으로 파악됐다. 계속 진행 중인 심층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밀접 접촉자는 더 증가할 수 있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22명은 모두 현재 자택 격리 중이다. 이들은 메르스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집 밖에 나갈 수 없다. 밀접 접촉자의 거주지 보건소 담당자가 격리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체온을 파악하고 증상이 발생하고 있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메르스 증상 의심 여부를 감시한다.
질병관리본부는 9일 “열이 나거나, 숨이 가쁘거나,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생기거나,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개별적으로 의료기관에 방문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 보건소로 연락하거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인 1339로 연락해 음압구급차량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상 접촉자 440명은 누구…대응 어떻게
일상 접촉자는 메르스 환자인 A씨와 같은 항공기를 탄 승객 등 A씨와 일상적인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말한다. 9일 현재 보건당국이 파악한 일상 접촉자는 440명이다.
보건당국은 일상 접촉자 440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거주지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통보했다. 해당 지자체 보건소는 메르스 최대 잠복기 14일 동안 일상접촉자에게 5차례 유선 또는 문자로 연락해 메르스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지 등을 확인하는 수동 감시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확진환자의 공항 내 이동 경로와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접촉자 확인을 위해 CCTV 분석 및 접촉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접촉자 숫자는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