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형 시민주도 도시재생 속도감

입력 2018-09-10 09:00
빈집 활용 마을 박물관 조성 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91-43번지의 모습. 인천시 제공

빈집 활용 마을 박물관 조성 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91-43번지의 모습. 인천시 제공


인천시(시장 박남춘)가 시민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새롭게 출범한 박남춘 시정부는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 발전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시민과의 소통·협치 기반 마련과 인천형 도시재생 모델 수립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시장 직속의 도시재생위원회를 설치하고, 정무부시장을 균형발전정무부시장으로 명명해 원도심 활성화를 총괄할 계획이다.

또 계획부터 운영까지 주민공동체가 중심인 ‘더불어 마을’을 조성하고, 빈집 정보 조회와 거래가 가능한 ‘빈집은행’을 구축한다.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5년 간 20곳 추진이 목표다.

▣ 인천시는 원도심의 저층 주거지를 정비해 되살리는 소규모 마을 재생사업인 ‘더불어 마을’을 매년 10곳 이상 조성할 계획이다.


‘더불어 마을’은 정비구역 해제지역이나 노후·불량 주택이 밀집된 저층 주거지역을 대상으로, 원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마을활성화 계획을 세우고 주민 중심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마을을 가꿔나가는 사업이다.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초기 단계부터 시민의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등 주민들의 바람과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해 추진된다. 전면 철거 방식이 아닌 기존의 마을을 보전하고 주민이 직접 참여해 마을을 다시 살리는 주민 주도의 소규모 마을재생 사업으로, 민선7기 인천시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이다.

시는 더불어 마을 추진 원년의 해로서 올해 사업비 약 55억원을 투입해 더불어 마을 희망지 9곳 및 시범사업 4곳을 조성한다. 또 남동구 남촌동에서 지역 주민 거버넌스를 운영하는 등 마을 살리기 사업의 시동을 건다.

사업 전과정에 걸쳐 주민들의 역량강화, 소통 및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총괄계획가나 사회적 경제, 문화, 복지 등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맞춤형 지원도 추진한다.

내년에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역밀착형 생활SOC 사업예산 확대에 발맞춰 인천의 각 마을에 맞는 사업을 적극 발굴해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매년 더불어 마을을 10곳 이상 조성할 계획이다.

▣ 시는 또 원도심의 빈집에 대한 실태조사 및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빈집 정보를 조회하고 거래도 할 수 있는 ‘빈집은행’을 구축 한다.


시는 원주민들이 떠난 도심부에 방치된 빈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도시미관을 악화시키고 거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부터 ‘폐·공가관리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총 2550동 중 928동의 폐·공가에 대한 수리(안전조치), 철거, 주차장이나 공원 등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여기에 올 2월부터는 시가 마련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낡지 않았어도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빈집까지로 관리 대상을 확대하고, 실태 조사 및 빈집 관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지난해 11월부터 6월까지 사업비 약 2억6000만원을 투입해 전국 최초로 미추홀구에서 ‘빈집실태 선도사업’을 실시, 미추홀구의 총 1197채 빈집에 대한 실태조사를 완료했다.

이에 버려진 빈집을 청년 창업 공간, 전시장, 주민들을 위한 공원과 주차장 등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활용하고 있다.

시는 올 9월부터 인천 전역의 빈집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감정원과 ‘빈집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들이 빈집 정보를 조회·거래할 수 있는 ‘빈집은행’을 구축해 운영 예정이다. 빈집의 소유자가 동의한 경우에 한해 빈집은행에 정보를 공개해 활발하게 빈집 활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시·군·구, 한국감정원, LH공사, 인천도시공사, 인천연구원 등과 함께 실무협의체를 꾸려 빈집 실태조사 및 활용계획을 수립·실행할 계획이다. 창업 공간, 텃밭, 원주민을 위한 주민공동시설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 시는 지난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인천 5곳이 선정된데 이어 올해 경인고속도로 일반화구간 주변인 석남역을 포함 5곳이 선정됨에 따라 총 10곳 총 908억원의 국비를 확보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시민 중심의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들과 적극 소통·협력하고, 전문가를 지원해 마을의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각 지역 맞춤형 사업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민 중심의 사업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현장소통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주민들과 지속 토론하고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7월 경인고속도로 주변 3곳을 포함 총 11개 사업을 정부 뉴딜 공모사업으로 신청했었다. 그 결과 올해 정부의 뉴딜사업으로 경인고속도로 주변인 석남역 일원(서구 석남동 484의4번지, 21만3392㎡)이 선정됨에 따라 국비와 시비 300억원을 투입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50년을 돌아온, 사람의 길’로 명명된 이 사업은 1968년 개통된 경인고속도로가 한국 산업발전의 원동력이었으나 고속도로와 방음벽으로 인천의 동서를 단절시키고 오히려 주변지역의 쇠퇴를 가중시켜, 이 길을 50년 만에 인천을 연결하고 사람이 모이는 길로 바꾸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특히 석남 체육공원에 커뮤니티, 행정복합센터, 혁신일자리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또 기존 석남1동 행정복지센터 부지와 거북시장 주변에 주차타워, 공동육아나눔터, 커뮤니티 공간 등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올해 광역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중구 신흥동 38의9일원 ‘신흥동 공감마을’, 계양구 효성1동 169의112일원 ‘서쪽 하늘아래 반짝이는 효성마을’, 강화군 강화읍 남산리 일원 ‘고려 충절의 역사를 간직한 남산마을’,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일원 ‘백령 심청이마을’ 사업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사업비 1866억원이 투입된다.

이중 재정사업비로 600억원(국비 300억원, 시비 150억원, 군·구비 150억원)이 지원될 계획이다.

이로써 인천은 지난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된 남동구 ‘만수무강 만부마을’, 서구 ‘상생마을’, 동구 ‘패밀리-컬처노믹스 타운, 송림골’, 부평구 ‘인천을 선도하는 지속가능부평 11번가’, 동구 ‘다시, 꽃을 피우는 화수 정원마을’ 5곳과 올해 새롭게 선정된 5곳까지 총 10곳에 대해 시민 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동명 시 도시균형건설국장은 10일 “더불어 마을, 빈집 관리,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마을을 편리하고 오래살고 싶은 동네로 만들도록 하겠다”며 “스스로 마을을 활성화시키는 인천형 원도심 재생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