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9일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또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로 파악된 21명에 대한 격리와 증상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저녁 긴급상황센터장 주재로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8월 16일~9월 6일 업무차 쿠웨이트를 방문한 서울 거주 남성 A씨(61)가 7일 입국한 직후 설사 등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메르스가 의심돼 당국에 신고됐고 8일 오후 메르스 양성자로 최종 확진됐다. A씨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해외 메르스 발생), 주의(해외 메르스 국내 유입), 경계(메르스 국내 제한적 전파), 심각(메르스 지역사회 또는 전국 확산)으로 돼 있다. 또 질병관리본부 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메르스 추가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질병관리본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 격상 사실을 알리고 시도별로 지역 방역대책반을 가동할 것을 지시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는 감염 확진 환자 입국 이후의 이동 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계속 진행중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밀접 접촉자는 8일 발표시 20명에서 1명이 추가로 확인돼 모두 21명”이라며 “전부 자택과 시설에 격리돼 있다”고 밝혔다.
추가된 1명은 감염 환자가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 중 이용했던 리무진 택시의 운전사다.
밀접 접촉자는 해당 지역 보건소에서 자택 격리와 증상 모니터링 중이며, 최대 잠복기인 접촉 후 14일까지 집중 관리를 받게 된다.
이동경로 조사결과, 삼서울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할 때는 서울시 강남구보건소의 음악격리구급차(운전기사 개인보호구 착용)를 이용했고, 서울대병원 의료진 환자 진료시 개인보호구를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 환자와 항공기에 동승한 승객 등을 비롯한 일상접촉자(440명)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통보해 수동 감시(잠복기 14일 동안 관할 보건소가 정기적으로 유선, 문자로 연락하며 관리)를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 환자의 공항내 이동 경로와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접촉자 확인을 위해 CCTV 분석 및 접촉자 조사를 진행 중으로 접촉자 숫자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확진 환자는 검역단계에서는 설사 증상만을 신고하고 메르스 의심 증상인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은 동반되지 않았고, 체온측정결과 정상체온(36도)을 측정돼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