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매직넘버 ‘15’ 가동” KT,트래직넘버 소멸

입력 2018-09-08 22:03

올 프로야구 시즌에도 ‘매직넘버(magic number)’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매직넘버는 2위팀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가정할 때, 1위 팀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시키기 위해 이겨야만 하는 경기 수를 말한다. 1위 팀이 1승을 추가하거나 2위 팀이 1패를 추가할 때마다 매직넘버는 1씩 줄어들게 된다. 매직넘버가 0이 되는 순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1위 팀이 나머지 팀을 맞상대해서 승리할 경우 1위 팀의 1승과 나머지 팀의 1패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매직넘버는 한꺼번에 2가 줄어들게 된다.

KBO리그에서 ‘매직넘버’라는 단어가 언론에 등장하는 순간 1위팀이 우승에 실패한 경우는 없었다. 매직넘버를 세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우승이 거의 확정됐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이 정설이 깨질 뻔한 적은 있었다. 2009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 매직넘버가 가동한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KIA는 갑작스레 5연패에 빠지는 등 부진을 거듭한 사이 2위 SK 와이번스는 시즌 막바지 19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정규시즌 단 한경기를 앞두고 가까스로 매직넘버를 0으로 만들 수 있었다.

올해 매직넘버의 기준은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8일 2위 SK 와이번스를 3-0으로 이겼다.두산은 118경기를 치러 77승 41패, 승률 0.653을 기록했다. 반면 2위 SK는 117게임을 치러 64승 1무 52패가 됐다. 승률은 0.552가 됐다. 3위 한화 이글스는 이날 LG 트윈스에 1-5로 패하며 119게임 동안 65승 54패, 승률 0.546이 됐다.

2위 SK가 남은 27게임에서 전승을 거두게 된다면 91승 1무 52패가 된다. 승률은 0.636이 된다. 3위 한화가 남은 25게임에서 전승하면 90승 54패,승률 0.625가 된다.

두산에게 남아 있는 경기는 26경기다. 이 중 15승을 거두고 나머지 경기를 전패해도 92승 52패, 승률 0.639가 된다. 14승만을 거두면 91승 53패가 돼 승률 0.631이 돼 SK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남게 된다. 결국 매직 넘버는 15가 되는 것이다.

물론 SK가 패배하면 매직넘버는 1씩 또다시 줄게 된다. 또 두산이 승리하고 SK가 패배하는 날은 한꺼번에 2개가 소멸된다.

반면 KT 위즈는 12-6으로 넥센 히어로즈를 이기며 118경기에서 50승 2패 66패를 기록하게 됐다. 승률은 0.431다. KT가 남긴 경기는 26경기다. 전승할 경우 76승 2무 66패가 된다. 승률 0.528이다. 두산이 나머지 26경기를 전패한다면 77승 67패가 된다. 승률은 0.534가 된다.

이때 적용하는 용어가 트래직(tragic) 넘버다. 1위팀이 전패하더라도 하위팀이 우승할 수 없는 패수(敗數)를 말한다. 결국 KT는 우승 트래직 넘버가 이날 두산의 승리로 소멸돼 버렸다. 물론 최하위 NC 다이노스의 트래직 넘버도 이미 사라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