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회를 맞은 고시엔(일본 고교야구선수권) 스타들을 앞세운 일본 청소년 야구대표팀이 안방에서 체면을 구겼다.
일본 대표팀은 7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제 12회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대만과의 경기에서 1대 3으로 패했다. 일본은 8일 열리는 중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다. 결승은 지난 5일 일본을 3대 1로 꺾은 한국과 대만 간의 경기로 펼쳐진다. 일본이 이 대회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4년 만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올해 여름 고시엔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한 가나아시농고의 에이스 요시다 고세이를 비롯해 우승한 오사카 도인고 선수 등을 내세워 우승에 도전했다. 요시다는 150㎞대의 강속구를 던지며 여름 고시엔에서 1회전부터 결승까지 5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둔 무쇠팔로 유명했다.
하지만 요시다는 지난 5일 한국전에서 1회 김대한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무너진 데 이어 대만전에서도 구원 투수로 나와 2실점했다. 요시다는 1-1 동점인 4회에 등판했으나 안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대만의 8번 타자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고, 이어 선두타자에게도 번트를 허용해 2실점하는 바람에 패전투수가 됐다.
일본의 타선 역시 대만 좌완 투수에 막혀 침묵했다. 일본은 이날 경기 전 타선을 대폭 변경해 공격적인 타선을 구성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4회에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이뤘으나 5회까지 2안타에 그쳤다. 6회 이후에도 반격의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일본은 한국전에서도 5안타에 그치는 빈타에 시달렸다. 일본의 나가타 유지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했지만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전까지 모두 5번 우승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중국과 3위를 다투는 처지가 됐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이번 대회 패인을 3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국제대회에서 나무 배트로 경기를 하면서 공격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점을 꼽았다. 또 일본 특유의 섬세한 야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도 패인으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국제 규정이 일본과 다른 점을 꼽았다. 보크 규정이 느슨했고, 스트라이크 존 역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고시엔 직후 대회가 열려 선수들의 피로가 쌓였고, 팀 구성이 늦어진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내년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이번 대회 3위까지 진출이 가능하다. 일본이 남은 경기인 중국과의 경기에 패하면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이 불가능해진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