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 부인의 실명은 ‘방수진’ 아버지 함자는 ‘정’.
전남도 이순신연구소는 “국보 76호인 서간첩(書簡帖)에서 이순신 장군의 선친 실명과 함께 부인의 실제 이름이 함께 기록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노기욱 이순신연구소장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소장한 서간첩 문서 이미지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서간첩은 이순신 장군이 영암에 사는 연주 현씨 문중의 현건과 현덕승 등 지인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를 한 데 모아 정리한 것이다.
정치인들이 선거 등에서 즐겨 사용하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전라도가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글귀가 유래된 문건이다.
서간첩은 현씨 문중에서 200년 간 보존돼 오다 이순신 장군의 8대손인 영암군수 이능권에 의해 현충사로 옮겨졌다.
그동안 충무공 부인의 이름은 ‘태평’, ‘연화' 등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입증할 기록은 발견된 적이 없다.
하지만 서간첩에 담긴 편지에는 위쪽에 작은 글자로 충무공 가족의 이름들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는 ‘정', 할아버지는 '백록', 부인은 '방수진'이라고 표기돼 있다.
충무공은 스물한 살의 나리로 상주 방씨 가문의 딸과 결혼했고 결혼 이듬해부터 무과시험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1598년 11월 19일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충무공은 선조에 의해 우의정으로 증직됐고 보성군수를 지낸 방진(方震)의 외동딸로 알려진 부인 방수진씨는 정경부인으로 봉해졌다.
이순신 연구소 관계자는 “구전되어온 부인 방씨의 이름 외에 실명을 파악하지 못해왔는데 국가문서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집안에서 대대로 간직한 서간첩 원본에 적어둔 점으로 미뤄볼 때 후손들에게 전하기 위해 적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호국영웅 이순신 장군의 부인 실명은 ‘방수진(方守震)’ 아버지 함자는 ‘정(貞)’.
입력 2018-09-08 06:43 수정 2018-09-08 0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