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절’ 원하는 트럼프” 북미관계 ‘잠자리’에 비유한 민병두

입력 2018-09-07 19:24 수정 2018-09-07 19:48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한반도 비핵화를 ‘잠자리’ ‘정절’ 등의 단어에 비유했다. 민 의원은 이 같은 비유를 사용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민 의원은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로미오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줄리엣에 빗대었다. 그러면서 “북한과 미국은 대대로 원수 간이다. 원수 집안에 김정은과 트럼프 같은 돌연변이가 생겼다”고 적었다.

이어 “어색하지만 줄리엣과 로미오라고 치자. 그 둘 사이에 달님이라고 하는 사람 좋은 중매자가 있어 싱가포르에서 첫선을 봤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70년을 집안 대대로 원수로 살았으니 결혼(수교)까지는 살얼음판”이라며 “트럼프는 이 원수 집안의 규수에 대해 의심이 많다. ‘패물과 가보(미사일과 핵)를 먼저 내놓고 데이트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또 “김정은은 ‘무슨 소리. 원수의 피가 흐르는데 무엇을 믿고 속도위반을 하느냐. 정절(강성대국)을 내놓을 것부터 강요하는 것은 동방예의지국에서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이후 ‘키스’ ‘잠자리’ ‘정절’ 등의 단어를 사용해 김 위원장의 의중을 설명했다. “김정은은 손부터 잡고(핵실험중지-군사훈련중단), 키스로 가고(종전선언-연락사무소 개설·인도적 지원 재개), 그러다가 서로 잠자리(비핵화-북미수교·제재 해제)를 함께하자는 것”이라는 식이다.

민 의원은 “트럼프는 김정은이 정절을 단꺼번에 내놓을 것을 원하고(선 행동) 김정은은 남의 집문서부터 달라는 연애는 날강도 같은 소리라며 동시 행동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중요한 국제적 사안인 북미관계·비핵화를 두고 정절, 잠자리 등 저급한 비유를 쓰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한다”며 “민주당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 의원 측은 이후 “남북, 북미관계를 쉽게 설명해달라고 해서 (글을 썼지만) 젠더 감수성에 비춰 조금 그렇다고 해 지웠다”고 해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