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가계와 기업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제현 한은 커뮤니케이션기획팀장은 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 워크숍에서 “단순 내용 전달식의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은 전망가, 분석가들에게는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가계와 기업 중앙은행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정책효과가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김제현 팀장은 이어 중앙은행이 기대 인플레이션에도 변화를 주지 못하며 ‘무관심의 장막’이 만들어졌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유로존에서 중앙은행의 물가목표나 양적 완화 정책 발표가 나와도 기대 인플레이션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장기간 저물가가 지속된데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정보 노출의 한계가 있었던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앙은행이 제공하는 정보가 복잡하고 어려운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제현 팀장은 중앙은행이 가계와 기업의 기대 관리를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관심의 장막’을 걷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앙은행이 단순한 메시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시지의 반복 전달도 과제로 제시됐다. 뉴질랜드의 한 기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인플레이션 목표치 정보를 받으면 즉각적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에 영향을 미쳤지만 6개월 후에는 정보를 제공받지 않은 집단과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타나났다. 김 팀장은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경제 주체별로 차별화된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은행 정책 효과 높이려면 가계·기업 관심 끌어야”
입력 2018-09-07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