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라틴아메리카 2018] 남미에서 만난 시인 소강석 목사

입력 2018-09-07 17:07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시인은 시인이었다. 소 목사는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고 천상병귀천문학대상과 윤동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소 목사는 남미 순회 집회 일정을 소화하면서 틈틈이 시를 썼다. 성령세계 2020(대회장 소강석 목사), 세계성령중앙협의회(대표회장 이수형 목사)는 8월 26일부터 9월 7일까지 브라질 상파울루와 마나우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성령 집회를 열었다.

1~2시간 짧은 비행시간 동안,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아마존강을 가르는 배안에서, 이른 비행시간 때문이 2~3시간 밖에 잠을 잘 수 없을 때 소 목사는 잠 자는 대신 글을 썼다.

일정 중에 하루 여유가 있어 브라질 이과수폭포를 찾았다. 그 곳에서 소 목사는 ‘이과수 앞에서’라는 시를 썼다.

“떨어지지 않고서 폭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 이제야 알았습니다. // 떨어지기를 주저하고 머뭇거리던 내가 / 이제와서 왜이리 부끄러운지요.(중략) // 물방울이 모여 실개천을 이루고 / 실개천이 모여 큰 강을 이루고 / 큰 강물이 떨어져야 장엄한 폭포를 이룬다는 / 우리들의 외침이.”

우리 일행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에 10시간 넘게 발이 묶여 있었다. 짙은 안개 때문에 브라질 빅토리아 행 비행기를 못 타고 결국 브라질 상파울루로 향했다. 그때도 그는 시 한편을 완성했다.

소 목사는 ‘베사메무쵸’라는 제목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밤 하늘과 이과수 폭포, 그 폭포 근처 한 식당에서 한 가수가 부른 노래 베사메무쵸를 소재로 구원을 찾아 헤매는 떠돌이 별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별을 구원으로 안내했다.

아마존 밀림 마나우스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나는 오늘 아마존을 간다’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시에서 그는 바쁜 스케줄때문에 일정을 바꿔 한국으로 돌아가려던 자신을 반성하고 존재의 근원, 하나님을 갈구했다.

“문명의 이기는 처절하다 / 그 이기 속에 나는 도태되어 있다 / 아마존은 날 불렀지만 / 여전히 이기 속에 머물려하였다.(중략) // 문명의 세계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아마존의 원시림 / 나는 드론을 타고 ‘조에족’이 사는 밀림으로 갈 것이다.(중략) // 존재의 근원으로 돌아간다해도 나의 누이는 거기 있을지 / 그래서 아마존은 울고있다 / 아마존의 눈물은 검붉게 흐른다.”

소 목사는 일정 내내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안온다고 고통스러워했다. 시를 쓰느라 잠을 못 잔 것인지, 잠을 못 자서 시를 쓴 것인지 그 경계는 애매했다. 마나우스(브라질)=글·사진


사진은 소 목사가 아마존 강을 가르는 배 안에서 가곡을 부르는 모습이다. 소 목사는 시인이자 노래하는 사람이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그는 찬양을, 가곡을 불렀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