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의 ‘팔자’에 3거래일째 하락했다. 태풍과 지진이 일본 열도를 덮치면서 여행사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6% 하락한 2281.5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낙폭을 키운 지수는 장중 2264.90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7719억원을 순매도하며 2013년 6월 21일(8009억원) 이후 5년여 만에 ‘외국인의 하루 순매도 규모’ 최대치를 보였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5010억원, 2246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중국의 무역전쟁, 뉴욕 증시에서의 기술주 하락 등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91% 하락 마감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IT기업 규제 강화 우려로 기술주 불안이 이어진 결과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대(對)중국 3차 관세부과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9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피는 2250선에서 하방 지지를 시험하는 주가흐름 전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무역전쟁보다 경제지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G2(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 확산으로 향후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만 홀로 성장하더라도 증시는 갈 수 있다는 점을 올해 확인했다”며 다음주 G2의 경제지표에 시장 관심이 집중될 것을 전망했다.
나들이철인 가을이지만 여행주는 일본의 자연재해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나투어는 1.57% 하락한 6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투어도 코스닥시장에서 1.49% 하락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여행 센티먼트에 가장 민감한 일본에서 7월~9월 초까지 지진, 폭염, 태풍 등이 일어나면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송객수가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10월 예약률이 개선된 점을 고려해 하향 조정을 거친 후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0.45% 상승한 818.86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67억원, 458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576억원을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1.2원 내린 112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