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지진에 흔들린 일본… 관광·물류에 타격

입력 2018-09-08 06:00
7일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전기 공급이 재개되고 운항 시스템이 복구되면서 국내선 운항이 일부 재개됐다.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은 이날 항공권 구입을 위해 신치토세 공항에 길게 줄을 서있다. AP뉴시스

일본이 간사이 지역을 강타한 태풍 ‘제비’에 이어 홋카이도를 뒤흔든 규모 6.7의 강진으로 관광과 경제에 만만치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일본 정부가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자연재해가 이어지자 일본 정계에서는 20일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을 조정하고 재난 복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홋카이도 전력공급 일부 재개하며 도시 기능 회복에 노력

6일 새벽 발생한 6.7의 강진으로 인해 사망자와 실종자가 수십명에 이르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파견해 실종자들을 수색하는 한편 전력복구 등 도시 기능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NHK방송은 7일 홋카이도전력이 이날 오전 130만9000가구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전력 공급은 병원과 관공서를 우선으로 진행되고 있다. 홋카이도에선 전날 전역의 295만가구가 ‘블랙아웃’(대정전) 사태를 겪었다. NHK방송은 “7일 저녁이면 지진 전 전력 수요였던 380만㎾의 80%인 312만㎾ 전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홋카이도에서 최대 규모인 도마토아쓰마 발전소가 큰 타격을 입어 완전한 전력 복구까지는 일주일 이상 걸릴 전망이다”고 전했다.

대중교통도 점차 재개되고 있다. 연간 2300만명이 드나드는 삿포로 신치토세공항도 이날 전기 공급이 재개되고 운항 시스템이 복구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적은 수이긴 하지만 국내선 운항이 재개됐다.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은 이날 항공권 구입을 위해 신치토세 공항에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선 운항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해서 대피소에 좀더 머물러야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홋카이도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4000여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삿포로 시내 지하철과 신칸센도 이날 오후부터 일부 운행을 재개했다.

도요타를 비롯 제조업체들은 언제 공장 가동을 재개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어업·양식업 분야는 일본 내 생산액 중 20%로 가장 많지만 냉동설비를 사용하기 어려워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 6.7의 지진으로 산사태가 일어난 홋카이도의 아쓰마초에서 7일 주민들이 자위대와 함께 매몰된 가족을 수색하고 있다. AP뉴시스

◇간사이공항 부분 재개했지만 연결다리 복구엔 오랜 시간 걸릴듯

지난 4일 ‘제비’로 인한 침수피해를 입었던 오사카 간사이공항이 7일 일부 국내선 노선을 재개했다. 간사이공항은 2개의 활주로 가운데 피해가 덜했던 B활주로를 서둘러 개방했다. 하지만 이날 운항편은 하루 평균 400편 가운데 5%인 19편에 불과했다.

산케이신문은 “피해가 컸던 A활주로와 이날 운항을 일부 재개한 B활주로의 본격적인 이용은 시설 점검을 모두 마쳐야 정확한 운용 시점을 알 수 있다”면서도 “9월 중순 전면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간사이공항과 오사카 시내를 연결하는 다리의 경우 유조선과 충돌해 교각 등이 파손된 만큼 복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철로와 자동차도로로 이뤄진 이 다리는 현재 자동차도로 가운데 한쪽만 사용할 수 있다. 개인 차량은 불가능하며 리무진버스 등 공공 교통만 이용할 수 있다. 철로는 4주 후 재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당국은 2주일 안에 다리 점검을 마친 뒤 최대한 빨리 복구 공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간사이공항은 전 세계 80개 도시를 잇는 일본 서부지역의 핵심 공항으로 하루 7만8000여명이 이용한다. 또 연간 56조 원의 수출 화물이 거치는 물류 허브로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피해 규모가 눈더이처럼 불어난다. 일본 정부는 오사카 간사이공항이 정상화 될 때까지 국내선 전용이던 인근 오사카 이타미공항과 고베 공항을 국제선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