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에서는 제가 제일 형인데, 여기서는 제일 막내예요. 그래서 제가 연기하는 그윈플렌은 가장 소년미가 있고 순수한 매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 중인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수호(본명 김준면·27)는 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게 두 번째 뮤지컬인데 이런 대작에서 좋은 배우·스태프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감격해했다.
“‘더 라스트 키스’라는 작품으로 뮤지컬 데뷔한지 1년이 채 안 됐다”는 수호는 “나는 원래 조커 캐릭터에 관심이 많았는데 조커가 ‘웃는 남자’에서 파생된 인물이더라. ‘웃는 남자’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오디션 볼 기회가 있으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운 좋게 캐스팅이 됐다. 즐겁고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7월 10일부터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웃는 남자’는 기록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개막 한 달 만에 최단기간 누적 관객 10만명을 돌파했다. 평균 객석 점유율은 92%에 달했다.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로 무대를 오긴 공연은 10월 28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웃는 남자’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남자 그윈플렌(박효신 박강현 수호)의 삶을 통해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조명한다.
극 중 그윈플렌 역을 맡은 수호는 “이 인물의 외형적인 매력은 입”이라며 “찢어진 입 자체가 인물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 같다. 실제로 입이 찢어진 사람을 마주쳐도 일반적인 삶을 살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겉으로는 기괴해 보이지만 내면에 무궁무진한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면서 “예전에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히스레저의 조커 연기를 계속 돌려보고 따라하며 연구 아닌 연구를 한 적이 있어서 그윈플렌마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얘기했다.
후반부 갑작스럽게 폭주하는 감정선을 표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수호는 “후반부 ‘웃는 남자’라는 곡을 부를 땐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보이는데 관객 입장에서는 의아할 것 같았다. ‘갑자기 왜? 미쳤나?’ 싶지 않겠나.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그윈플렌의 변화를 이해할 만한 타당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웃는 남자’는 스토리 음악 무대라는 삼박자가 완성도 있게 어우러져 한국 뮤지컬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 시장 진출의 신호탄도 쏘아 올렸다. 일본 토호 주식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내년 4월 도쿄에 위치한 1300석 규모의 닛세이 극장에 올려질 예정이다.
수호는 “데뷔한 지 1년도 안 된 신인 뮤지컬 배우인 만큼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다해 연기하겠다”면서 “블루스퀘어 공연을 잘 마치고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공연될 수 있게끔 본보기가 되는 최고의 초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