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상도동 유치원…주민들, “구청 민원 수차례했으나 조치 없었다”

입력 2018-09-07 12:42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동작구의 서울상도유치원 건물은 사고가 나기 전부터 원아 보호자들과 주민들이 기울어짐 등으로 동작구에 여러번 관련 민원을 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정부, 서울시 등은 정확한 원인과 문제점 파악, 대책 마련 등에 나섰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유치원 건물 옆에서 재개발 공사를 진행하던 시공사 등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정식 수사 전 단계인 내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우선 공사 일지,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공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또 유치원 관계자들이 지난 3월부터 “유치원 건물 붕괴를 우려된다”는 민원을 동작구에 제기했다고 주장한 데 따라 동작구의 민원 처리과정도 살펴볼 계획이다.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보호자들은 입을 모아 "지난 3~4월부터 지속적으로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안전하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구청 관계자는 "구청이 현장 안전 진단 중에 있다. 전문가 5명을 포함한 구청 직원들이 조사 중에 있으며 조사 결과가 나올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긴급상황 회의를 열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최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지반침하와 시설물 붕괴의 위험이 상존해 있다"며 "지자체에서는 공사장, 축대, 옹벽 등 취약시설에 대해 특별점검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불안을 없애기 위한 차원에서 신속한 점검과 철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사고가 여러 차례 이어지고 있는데 민간 공사현장이나 구청이 관리하는 공사현장에 매뉴얼이 적용되는 건지, 충분히 시행되고 있는 건지 좀 더 면밀히 전면적으로 심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