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신임 지도부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 문제로 삐걱대고 있다. 손학규 대표의 판문점선언 협조 발언으로 일어난 내부 반발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은 북한의 관점만 받아들여 안보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비준 동의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치열한 토론을 거쳐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했다.
손 대표를 직접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비준동의안 문제와 관련해 당 지도부에서 개인적인 의견이 표출돼 당론인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그런 민주당과 북한의 관점에 동의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상욱 의원도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문제와 관련 손 대표와 지속해서 각을 세우고 있다. 지 의원은 손 대표가 비준동의에 반대하는 그를 겨냥해 “국회의원들은 애국심·애족심·애당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자 즉각 반발했다. 지 의원은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어떤 약속도 없는 상태에서 국민적 동의도 없이 퍼주자는 것이 애국인가”라며 “손 대표께서 생각하시는 애국심, 애당심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반문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 의원 달래기에 나섰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지 의원이 제기한 입장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당의 기본 입장은 현재 판문점 선언이 추상적이고 포괄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 즉각 비준동의에 대해 우리 당 지도부도 찬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누차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 의원은 이제 (본인의 주장이 당 지도부에) 수용됐다는 것을 이해하면 좋겠다”며 “장외에서 목소리 높이지 말고 당 회의 나와 의원들하고 같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당내 분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인터뷰에 “지 의원이 당장 비준안을 처리하자고 한 것으로 오해를 한 측면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더 당내에서 대화하고 다음주 정책의총을 통해 서로의 인식 차이를 줄여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11일로 예정된 원내대책회의 때 의원총회를 함께 열어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