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의 한국 배치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며, 한국 대신 미국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배치하고 싶어 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워싱턴포스트(WP) 밥 우드워드 부편집인의 신간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11일 발간될 우드워드의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의 한국 배치 이점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끔찍한 합의”라고 (terrible deal)라고 불렀다는 내용이 나온다
미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한이 발사할 중·단거리 미사일들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 및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사일들을 격추시킬 수 있는 사드의 한국 배치를 결정했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및 핵 위협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결론내렸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봄 백악관에서 H R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한국이 사드 배치 비용을 지불하는지 물었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미국 부담이라고 답하자 설명을 요구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그것은 사실 우리에게 매우 좋은 합의다. 한국이 99년 간 무상 임대로 토지를 제공하는 대신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답변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해 사드가 어디에 배치되는지 봐야겠다며 지도를 통해 위치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 부지가 포함된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해 “이곳은 쓰레기 땅(shit land)”이라며 “끔찍한 거래다. 누가 이러한 협상을 했느냐? 어처구니 없다. 사드를 철수시켜라. 나는 이곳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드를 운용하려면 10년 간 100억 달러(11조2350억원)의 비용이 든다. 젠장(Fuck it)! 지금 당장 사드를 한국에서 빼내 포틀랜드에 배치해라”고 말했다.
사드는 지금도 한국에 배치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가 한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응하도록 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