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보험, 소비자 눈높이 미달…혁신TF 가동하겠다”

입력 2018-09-07 10:27

금융감독원이 보험 관련 제도와 관행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개선하기 위해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7일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보험 가입은 쉬우나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각종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 TF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약관이 이해하기 어렵고 불명확한 경우가 있어 민원이 끊이지 않는 만큼 소비자 기준에서 보험 업계 전반의 문제점을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보험업계는 모호한 약관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분쟁을 겪어 왔다. 즉시연금 논란과 암보험금 분쟁이 대표적이다. 즉시연금 논란은 만기보험금 지급재원을 뗀다는 내용이 약관에 명확히 명시되지 않아 벌어졌다. 금감원은 모호한 약관이 문제라고 봤지만, 보험업계는 만기보험금 지급재원 공제는 보험의 기본 원리라는 입장을 펼쳤다. 암보험금 분쟁에서도 요양병원 입원을 약관상 ‘암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입원’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윤 원장은 “보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보장하고, 보험금액이 사후에 확정·지급되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정보비대칭성이 크고 소비자 불만이 많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보험업계가 나름대로 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 소비자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윤 원장은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 평가기준 등 변경으로 보험사의 재무상태와 손익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재무적 충격에 대비해 자본확충 등 건전성 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IFRS17과 함께 도입될 예정인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해서는 “보험사의 시스템 준비를 지원하고 K-ICS의 단계적 도입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취임 후 금융업권 CEO들을 돌아가며 만나고 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