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의 한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교육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근에서 진행 중인 공사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탓으로 파악됐다. 금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반침하가 일어난 것에 이어 공사장 인근 지반이 무너지는 사고가 잇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6일 오후 11시 24분쯤 동작구 상도4동의 서울상도유치원이 좌측으로 심하게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유치원 내에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유치원은 인근 재개발지역 내 공동주택 공사장의 위편에 자리 잡고 있다. 소방 당국은 지하로 깊게 땅을 파던 공사 현장에서 흙막이가 무너져 유치원 건물이 좌측으로 10도가량 기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로 인해 유치원을 받치고 있는 옹벽에 균열이 가고, 간밤에 내린 비 때문에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토사가 유실됐다는 분석이다.
동작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정 무렵부터 상도4동 주민센터에 임시대피소를 마련하고 총 22세대(38명)를 대피시켰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7일 새벽 1시쯤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상도유치원장, 상도초등학교장 등은 현장에 긴급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본부는 유치원 원아들에게 이날 등원을 중지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하고 전기, 가스, 수도를 차단했다. 당장 다음주가 시작되는 10일부터는 돌봄대상 원아 58명을 상도초 돌봄교실에서 당분간 수용하기로 했다. 돌봄대상이 아닌 원아들은 인근 여러 시설로 분산해 수용할 계획이다.
사고가 발생한 상도유치원은 원생이 122명인 유치원으로 2014년 3월에 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으며 재산 피해는 조사 중이다. 이 유치원은 지난달 22일 계측기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공사현장에 이를 통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업체는 조만간 안전조치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