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통근 열차에서 모유 수유중인 여성을 만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선뜻 자리를 양보할까, 아니면 그냥 모른척 할까. 영국에서는 한 30대 여성이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본 이들 중 누구도 내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린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들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런던 근교 윅포드에 사는 케이트 히친스(32)는 최근 런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집이 있는 윅포드까지 가는 통근열차에서 다소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당시 히친스는 6개월된 아기를 안고 모유 수유 중이었는데 승객들 중 누구도 자신에게 선뜻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는 아예 본체만체했으며 다른 일부는 힐끔힐끔 눈치를 보면서도 끝내 외면했다. 때문에 열차로 35분 거리에 있는 집 근처 역에 도착할 때까지 히친스는 계속 서서 모유 수유를 해야 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육아 관련 SNS에 “엄마가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20파운드(약 9㎏)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해야하나”라며 “요점은 단지 내가 아기를 돌보는 게 힘들었다는 게 아니라 35분간 열차 안에 있던 그 누구도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나로선 그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히친스는 “당시 혼잡한 열차에 서서 모유 수유를 해야하는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고 불편했다”면서 “자리를 좀 비켜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이건 젖병을 써야 하느냐 모유 수유냐의 문제가 아니라 배려와 예의의 문제”라며 “내가 만약 누군가 나처럼 힘들게 아기를 돌보고 있거나 무거운 책을 들고 있는 모습을 봤다면 자리를 비켜줬을 것”이라고 썼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