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28)이 5일 병역 기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죄송과 사과를 연발했지만, 팬들의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왜일까. 오지환은 “어떤 말을 해도 생각하시는 게 다르기 때문에, 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지 않았다.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많이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저란 선수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상처받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 자체로 죄송하다”고도 했다.
다음이 문제다.“지금도 군경팀 입단을 포기하고 이 선택을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부담은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며 “올해 당장 그만 둘 것이 아니다. 앞으로 보여드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사태의 심각성과 비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답변이다. 팬들은 상무와 경찰청 입단 포기를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하고 있음에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로 덮어버렸다. “앞으로 보여줄 게 많다”는 답변 역시 이번 사태가 오지환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야구계의 병역면탈 관행을 지적하고 있는 팬들의 진심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으니 진정성이 담길리 만무하다.
KBO와 LG의 대응도 여론 눈치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KBO는 4일 차기 아시안게임부턴 리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거기까지였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는 없었다. 누가 책임을 질지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 또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선 감독이 나서 어떤 기준으로 선발했는지를 밝혀야 마땅하다.
LG구단 또한 오지환의 문제가 자신들과는 별개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오지환의 입대를 그동안 막았던게 LG아니던가. 구단 차원에서 재발 방지책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오지환과 KBO, 그리고 LG구단은 여론이 잠잠해지길 시간을 기다린다면 거대한 역풍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