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생물 발효 친환경 기술 통한 ‘헴(haem)’ 생산 방법 발견

입력 2018-09-06 11:01
대장균을 이용한 헴(haem) 생산 및 세포외 분비 전체 개념도. KAIST 제공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철분이자 건강 보조제·의약품 등에 활용되는 ‘헴(haem)’을 보다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을 발효시켜 바이오매스로부터 헴을 생산하고 세포 밖으로 분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헴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철분으로,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나 세포 호흡에 필수적인 사이토크롬 등 중요한 단백질 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인체 흡수율이 높아 고급 철분제나 약물로도 이용된다.

최근에는 헴이 고기 맛을 내는 핵심 요소로 밝혀짐에 따라 콩고기에 미생물, 혹은 식물에서 추출한 헴을 넣어 맛·영양·환경 등을 고려한 콩고기 조리법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헴은 유기 용매를 이용한 동물의 혈액, 일부 식물 조직으로부터의 추출에 생산을 의존하는 탓에 비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과거 대장균을 이용한 헴 생산 기술이 개발됐음에도 생산량은 수 밀리그램(㎎)에 불과했고, 생산된 헴이 세포 내에 축적돼 추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고효율 헴 생산 미생물을 제작하기 위해 대장균 고유의 헴 생합성 회로를 구성했다.

또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C5 대사회로를 사용해 헴 생산의 전구체인 ‘5-아미노레불린산’을 생합성했다.

이를 통해 원가가 비싸고 세포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인 글리신을 사용하지 않고도 헴 생산량을 대폭 높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생산된 헴이 상당 비율로 세포 바깥에 분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사이토크롬 생합성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단백질인 헴 엑스포터를 과발현, 헴 생산량과 세포 외 분비량 모두가 향상된 헴 분비생산 균주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환경·위생·윤리적 문제없이 헴을 생산할 수 있어 향후 의료 및 식품 산업 등관련 산업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특훈교수는 “건강 보조제, 의약품, 식품 첨가물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헴을 미생물발효를 통해 고효율로 생산했다”고 말했다.

한편 자오신루이·최경록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8월 2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자유 헴의 세포외 분비 생산을 위한 대장균의 대사공학적 엔지니어링(Metabolic engineering of Escherichia coli for secretory production of free haem)’이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KAIST 제공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