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알 마드리드가 등번호 7번을 본래 주인인 마르코 아센시오에게 넘겨주려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스페인 스포츠지 ‘besoccer’는 4일(현지시각) “7번은 본래 아센시오에게 향하기로 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센시오는 7번 제의를 단칼에 거절했다. 현재 그는 20번을 달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나가며 남기고간 ‘7번’은 레알에서 특별하다. 호날두는 9년간 레알에 머물며 매 시즌 50골 이상을 득점하며 438경기에 출전해 451골을 기록해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그 이전에는 라울 곤잘레스가 달았으며 에밀리오 부트라게뇨와 후아니토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7번’을 거쳐 갔다.
레알의 7번은 전통적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깊은 번호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 역시 상징적인 번호에 막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아센시오는 이러한 7번의 무게 앞에 결국 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지나간 주인공들에 비해선 이름값이 떨어지지만 아센시오는 7번의 자격이 충분했다. 전임 감독인 지네딘 지단 체제에서 본격적으로 중용받기 시작한 아센시오는 레알과 스페인의 현재와 미래로 거듭났다. 지단 감독이 “메시 이후 최고의 왼발”이란 극찬까지 했을 정도다.
아센시오는 점차 로테이션 멤버에서 주전으로 거듭나며 레알의 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016-2017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레알은 아센시오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7억 유로(약9453억원)의 바이아웃을 명시했다. 팀을 이끌 차세대 스타를 향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호날두가 떠나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7번의 다음 주인공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와 달리 7번의 주인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바로 올림피크 리옹에서 복귀한 마리아노 디아스다. 디아스는 이미 레알 내에서의 주전 경쟁에서 뒤쳐진 바 있는 터라 팬들의 실망감은 매우 컸다.
디아스 역시 이러한 팬들의 반응을 모를 리 없었다. 7번을 부여 받으며 “7번을 입을 수 있게 된 것이 자랑스럽지만 팀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등번호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