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호 태풍 제비 동해서 사실상 소멸… 日 사망자 9명

입력 2018-09-05 12:40
제21호 태풍 제비가 상륙한 지난 4일 일본 와카야마현 시라하라 해변에서 남녀가 높은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일본을 할퀸 제21호 태풍 제비가 사실상 소멸됐다.

기상청은 5일 “제비가 오전 9시 러시아 사할린 남서쪽 약 46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됐다”고 밝혔다. 중심 기압 975hPa, 최대 풍속 32m/s로 여전히 강한 바람을 몰아치고 있지만 태풍만큼의 위력을 갖추지 못했다. 기상청은 제비가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보고 태풍통보 서비스를 종료했다.

제비는 우리나라에서 태풍위원회로 제출된 이름. 우리에게 익숙한 참새목의 소형 조류다. 그 이름에 걸맞게 날쌘 바람을 일으켜 일본 서남부를 강타했다. 제비는 지난달 28일 괌 북쪽 해상에서 발생해 태평양의 습기를 머금고 북진, 지난 4일 일본 시코쿠에 상륙했다.

제21호 태풍 제비의 5일 이동경로. 기상청 그래픽

오사카 등 일본 서남부 대도시는 제비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비가 일으킨 바람은 트럭을 쓰러뜨리고 나무를 꺾을 만큼 강력했다. 오사카만 해상에 있던 2591t 유조선은 높은 파도에 휩쓸려 간사이공항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에 충돌했다. 정전·침수에 육지와 연결된 다리까지 파손된 간사이공항은 폐쇄됐다.

제비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9명, 부상자가 340명이라고 보도했다. 사망자는 오사카부에서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가현·미에현에서 각각 1명씩 확인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