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 고립된 이용객 3000여명에 대한 ‘수송작전’이 시작됐다. 하루 평균 500대 이상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이 공항 상공은 지금 텅 비어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5일 “오전 6시30분쯤부터 간사이공항에 고립된 이용객에 대한 수송 작업이 시작됐다”며 “공항 운영사가 선박을 동원해 고립된 이용객을 인근 고베로 이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간사이공항은 일본 서남부 최대 국제공항이. 오사카, 고베, 나라를 끼고 있는 오사카만 해상 한복판 인공섬에 위치해 있다.
간사이공항은 제21호 태풍 제비에 휩쓸렸던 지난 4일 방파제를 넘은 파도로 내부 시설 상당수가 침수됐다. 정전까지 발생했다. 공항의 편의시설이 기능을 상실했고 상점도 문을 닫았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오사카만 해상을 운항하던 2591t 유조선이 강풍과 파도에 밀려 간사이공항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에 부딪히면서 통행이 제한됐다.
간사이공항에 고립된 인원은 최소 3000명의 이용객과 2000여명의 직원을 포함, 5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하룻밤을 어둠 속에서 보내야 했다. 식수·음식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수면과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SNS 타임라인을 타고 전해지고 있다.
간사이공항은 지난 3월까지 1년 동안 항공기의 이착륙 횟수, 이용객 수, 물동량에서 일본 내 3위를 차지했다. 국제선의 이착륙 횟수와 이용객 수에서는 일본 지바현 나리타공항에 이어 2위다.
간사이공항에서 국제·국내선을 합해 연간 18만8276대의 항공기가 이착륙했고 2880만2506명이 왕래했다. 하루 평균으로 나누면 이착륙 515회, 이용객 7만8910명이다. 24시간 운영되는 이 공항에서 시간당 21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셈이다.
공항이 폐쇄된 지금은 한 대의 항공기도 찾아볼 수 없다. 복구·수송·방송용으로 추정되는 헬리콥터만 날고 있다. 항공정보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간사이공항으로 이착륙하는 비행기는 한 대도 없다. 헬리콥터 두 대만 포착됐다. 이 사이트는 전 세계 항공사와 관제탑 정보를 통해 항공기의 이동 상황을 나타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